울산 온산공단 내 현대라이프보트 작업장.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진양곤 회장과 이을규 사장, 최부근 상무 등이 해외로 수출할 구명정에 결함이 없는지 마지막 확인작업을 하고 있었다.

서울사무소에 주로 상주하는 진 회장은 “구명정은 선박이 침몰 위기에 처할 경우 승무원과 승객을 안전하게 구조하는 특수 선박”이라며 “틈날 때마다 울산에 내려와 제품을 점검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국제해사기구가 500 이상 선박에는 최소 2척의 구명정을 장착하도록 의무화하면서 현대라이프보트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세계 1위 조선국가라는 기반 덕택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구명정 제조기업으로 도약했다. 극지방용 구명정과 32인승,42인승 구명정 등을 국내 조선업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700여대를 공급해 4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0만불 수출탑도 수상했다. 

진 회장의 올해 목표는 석유시추선 등 해양구조물에 쓰이는 고공자유낙하 구명정의 국산화. 이를 위해 10여명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를 구성,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는 “까다로운 기술 때문에 조선강국인 우리나라가 노르웨이 샤트하딩(Schat-Harding) 등으로부터 일반 선박용(대당 5000만~1억원)보다 10배 비싼 가격에 해양구조물 구명정을 사고 있다”며 “국산화에 꼭 성공해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망했던 해양대국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진 회장이 정 명예회장을 떠올리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현대라이프보트는 1975년 정 명예회장이 설립한 현대그룹 자회사인 경일요트가 전신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구명정 엔진을 중국 최대 구명정 제조사인 장인신장에 공급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차세대 복합소재로 뜨고 있는 유리강화섬유 플라스틱(GRP) 파이프를 국산화해 지난해 지멘스에 공급하는 길도 열었다.

진 회장은 “차세대 복합소재인 유리섬유는 방탄철모에 사용될 만큼 내충격성과 내화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해상플랜트와 담수화 설비,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등 분야에서 사용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육상 플랜트부문에서 100억원대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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