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구명정 제조업체 현대라이프보트(회장 진양곤·사진)가 유리강화섬유를 이용한 산업용 특수 부품소재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밸러스트(ballast) 수처리 설비의 핵심 소재인 유리강화섬유 에폭시(GRE) 파이프에 대한 국제선급 인증을 최근 완료해 국내는 물론 세계 선박 소재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밸러스트 수처리는 선박의 평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해양수의 정화를 통해 바다 생태계 파괴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수가 유입되는 배관의 재질에 따라 밸러스트 수처리 질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친환경적인 GRE 파이프가 세계 조선업계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나 국내에선 생산업체가 전무해 전량을 미국 아메론(AMERON)사에 의존해왔다. 진양곤 회장은 “GRE 파이프는 방탄철모에 사용될 만큼 내충격성과 내화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선박용 수처리 소재는 물론 해상플랜트와 담수화 설비,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분야에서 이용이 증가되고 있어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관련 업계에서는 세계 GRE 파이프 시장 규모는 연간 1조5000억원에 연평균 5%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GRE 파이프 양산에 들어가 울산 한주제염공장의 주 취수관로와 염수관로, 지멘스가 시공하는 태국의 가나 와그노이 발전소용 관로 등에 공급하고 있다. 2년 전 가스관과 상하수도 시설, 담수화 설비 등에 사용되는 GRP 파이프도 국산화해 지멘스가 인도에 건설 중인 382㎿ 규모의 우노수간(UnoSugen)발전소 주요 관로로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가 유리강화섬유 부품소재 사업에 진출한 데는 유리섬유와 플라스틱을 혼합한 FRP 재질로 30년 이상 구명정을 만들면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에서 비롯된다. 1975년 설립된 현대라이프보트는 극지방(ICE CLASS)용 구명정과 32인승,42인승 구명정 등을 국내 조선업체에 독점 공급하는 등 노르웨이의 샤트하딩(Schat-Harding)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구명정 제조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00억원 많은 500억원대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원본보기: 한국경제사이트 바로가기